-1979년 AI 및 로봇 연구 동향
1. 서론: 기대와 환멸이 교차한 10년
1970년대는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 분야에서 거대한 기대와 혹독한 현실이 교차했던 변혁의 시기였다. 1960년대에 쌓아 올린 낙관론은 하늘을 찔렀다.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은 “이제 세상에는 생각하고, 학습하고, 창조하는 기계가 존재한다“고 선언했으며,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는 “3년에서 8년 안에 평균적인 인간 지능을 가진 기계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1 이러한 예측들은 AI가 인간 지능의 모든 측면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믿음에 기반했다.2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연구자들은 이론과 현실 사이의 거대한 장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연구자들이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조합 폭발(Combinatorial Explosion)’과 ’상식의 부재(Commonsense Problem)’라는 두 가지 난제였다. 1972년 리처드 카프(Richard Karp)는 수많은 문제들이 본질적으로 지수적인 시간 복잡도를 가진다는 것을 증명했는데, 이는 문제의 크기가 조금만 커져도 해결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을 의미했다.3 이로 인해 AI 프로그램들은 몇 가지 단순한 예시를 다루는 ‘장난감’ 수준을 벗어나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로 확장하는 데 실패했다.3 동시에, 컴퓨터 비전이나 자연어 처리 같은 작업이 인간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방대한 양의 ‘상식’ 지식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5 체스 게임이나 수학 정리 증명처럼 명확한 규칙이 있는 작업보다, 아기가 세상을 보고 만지는 감각운동 기술을 기계가 모방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역설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한계는 AI 연구에 대한 대중적, 재정적 지원의 급격한 냉각기를 불러왔다. 이른바 ’제1차 AI 겨울’의 도래였다. 그 서막은 1966년 미국 정부의 ALPAC 보고서가 비효율성을 이유로 기계 번역 연구 지원을 대폭 삭감하면서 시작되었고, 그 여파는 1970년대까지 이어졌다.1 결정타는 1973년 영국 과학연구위원회(SRC)의 의뢰로 저명한 응용수학자 제임스 라이트힐(James Lighthill) 경이 발표한 보고서였다.4 라이트힐 보고서는 AI 연구를 세 가지 범주—A(Advanced Automation, 고급 자동화), B(Building Robots, 로봇 구축), C(Central Nervous System research, 중추신경계 연구)—로 분류하고, “어떤 분야에서도 당시에 약속했던 주요한 영향력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4 특히 인간과 같은 범용 로봇을 만드는 ‘B’ 범주 연구는 조합 폭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완전히 실망스럽다“고 평가받았다.4 이 보고서는 영국 정부가 대부분의 AI 연구 지원을 중단하는 근거가 되었고 4,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자금 지원 기관들도 지원을 축소하는 도미노 현상을 일으켰다.10
그러나 1970년대의 ’겨울’은 단순한 침체기가 아니었다. 이는 AI 연구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강제된 정제(Forced Refinement)’의 기간이었다. 1960년대의 연구가 ’일반 지능’이라는 거대하고 막연한 목표에 집중했다면, 외부의 비판과 자금 압박은 연구자들에게 생존을 위해 방향 전환을 강요했다. ’모든 것을 해결하는 AI’라는 비현실적인 약속 대신, ’특정 문제를 매우 잘 해결하는 AI’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했다. 이러한 압박 속에서 연구 방향은 두 갈래로 분화했다. 하나는 특정 전문가의 지식을 좁은 영역에 응축시켜 높은 성능을 보이는 지식 기반 접근법이었고, 다른 하나는 지능의 기반이 되는 논리 자체를 형식화하여 기계적으로 처리하려는 논리 프로그래밍 접근법이었다. 결국 이 ’겨울’은 AI를 보다 공학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전문화된 분야로 재정의하는 필연적인 과정이었으며, 이는 1980년대 전문가 시스템 붐의 직접적인 토대가 되었다.
표 1: 1970-1979년 AI 및 로봇공학 주요 발표 연표
| 연도 | 분야 | 주요 사건 | 관련 기관/인물 |
|---|---|---|---|
| 1970 | 로봇공학 | 인간형 로봇 WABOT-1 프로젝트 시작 | 와세다 대학, 가토 이치로 10 |
| 1970 | AI | 히타치, 세계 최초의 비전 기반 지능형 조립 로봇 개발 | 히타치 13 |
| 1972 | AI | 논리 프로그래밍 언어 Prolog 개발 | 엑스-마르세유 대학, 알랭 콜메라우어 14 |
| 1972 | AI | 전문가 시스템 MYCIN 개발 시작 | 스탠퍼드 대학, 에드워드 쇼트리프 16 |
| 1972 | AI | NP-완전성 개념의 발전 (리처드 카프) |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3 |
| 1973 | AI | 라이트힐 보고서 발표, 영국 AI 연구 지원 중단 | 제임스 라이트힐, 영국 과학연구위원회 4 |
| 1973 | 로봇공학 | 세계 최초의 6축 전동 로봇 FAMULUS 개발 | KUKA 13 |
| 1974 | 로봇공학 | 최초의 서보 구동 산업용 로봇 FANUC Model 1 출시 | FANUC 17 |
| 1976 | 로봇공학 | 바이킹 1, 2호 화성 착륙, 로봇 팔 이용한 토양 샘플 채취 | NASA 19 |
| 1978 | 로봇공학 | 산업용 조립 로봇 PUMA 개발 | 유니메이션, 빅터 샤인만 20 |
| 1979 | AI/로봇공학 | 스탠퍼드 카트, 세계 최초 시각 기반 자율 주행 성공 | 스탠퍼드 대학, 한스 모라벡 6 |
2. 지식과 추론, 인공지능의 새로운 지평
2.1 전문가 시스템의 서막: MYCIN
1970년대 초, 범용 문제 해결사(General Problem Solver) 접근법의 한계가 명확해지면서, AI 연구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했다. 그 해답은 ’일반 지능’이 아닌 ’전문 지식’에서 나왔다. 1972년 스탠퍼드 대학에서 에드워드 쇼트리프(Edward Shortliffe)의 주도로 시작된 MYCIN 프로젝트는 혈액 감염 및 수막염과 같은 특정 질병을 진단하고 적절한 항생제를 추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16 이는 인간 전문가의 의사결정 능력을 컴퓨터 시스템으로 모방하려는 최초의 본격적인 시도 중 하나였다.11
MYCIN의 혁신은 그 구조에 있었다. 시스템은 크게 세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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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베이스 (Knowledge Base): 시스템의 ’지식’은 약 500개에서 600개에 달하는 ‘IF-THEN’ 형식의 생성 규칙(Production Rules)으로 표현되었다.21 “IF 환자가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면, THEN 유기체가 녹농균일 가능성이 있다“와 같은 규칙들은 감염병 전문가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추출된 경험적 지식을 담고 있었다.16 이 방식의 가장 큰 의의는 지식을 프로그램의 제어 흐름과 명확하게 분리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지식의 추가, 수정, 삭제가 용이해졌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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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론 엔진 (Inference Engine): MYCIN은 목표 지향적인 역방향 추론(Backward Chaining) 방식을 채택했다.24 이는 먼저 특정 가설(예: ‘감염균은 대장균이다’)을 설정한 뒤, 이 가설을 증명하거나 반증하기 위해 지식 베이스의 규칙들을 역으로 탐색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면, 시스템은 사용자(의사)에게 “환자의 백혈구 수치는 얼마입니까?“와 같은 질문을 던져 데이터를 수집했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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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처리: 신뢰도 (Certainty Factor, CF): 의료 진단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MYCIN은 이를 다루기 위해 엄격한 확률 이론인 베이즈 정리 대신, 전문가의 주관적인 믿음의 정도를 표현하는 ’신뢰도(CF)’라는 독창적인 방법을 도입했다.26 CF 값은 -1(완전한 불신)에서 +1(완전한 확신) 사이의 값을 가지며, 여러 증거가 하나의 가설을 지지할 때 이들을 결합하는 규칙을 정의했다. 예를 들어, 두 개의 독립적인 증거 x와 y가 동일한 가설을 지지할 때, 결합된 신뢰도를 계산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았다.21
CF(x, y) = \begin{cases} x + y(1 - x) & \text{if } x, y > 0 \\ \frac{x + y}{1 - \min(|x|, |y|)} & \text{if } x \cdot y < 0 \\ x + y(1 + x) & \text{if } x, y < 0 \end{cases}
MYCIN은 법적, 윤리적 문제로 인해 실제 임상 환경에서 널리 사용되지는 못했지만 22, 그 영향력은 막대했다. MYCIN의 가장 중요한 유산은 그 구조 자체에 있었다. 지식 베이스와 추론 엔진을 분리한 설계 덕분에, 추론 엔진 부분만을 독립적인 도구로 만들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EMYCIN(Essential MYCIN)’이라 불리는 세계 최초의 ’전문가 시스템 셸(Shell)’이다.21 EMYCIN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지식을 IF-THEN 규칙 형태로 입력하기만 하면, 새로운 전문가 시스템을 비교적 쉽게 구축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23 이는 1980년대 전문가 시스템 붐을 촉발시킨 결정적인 혁신이었다.
MYCIN의 진정한 혁신은 ‘지식의 상품화(Commoditization of Knowledge)’ 가능성을 연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MYCIN 이전의 AI 프로그램은 지식과 처리 절차가 코드 안에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재사용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MYCIN은 ’추론하는 방법(추론 엔진)’과 ’무엇을 아는가(지식 베이스)’를 의도적으로 분리함으로써, 소프트웨어 공학의 ‘관심사 분리’ 원칙을 AI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이로 인해 추론 엔진은 재사용 가능한 ’엔진’이 되었고, 지식 베이스는 특정 분야에 맞춰 교체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되었다. 이는 AI 시스템 구축의 패러다임을 복잡한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프로그래밍’에서, 전문가의 지식을 규칙으로 표현하는 ’지식 공학(Knowledge Engineering)’으로 전환시켰다.23 특정 형식으로 표현된 지식은 범용 엔진을 통해 추론되고 활용될 수 있다는 이 개념은 지식이 하나의 상품처럼 다뤄질 수 있는 시대를 열었으며, 오늘날의 지식 그래프나 온톨로지 기술의 사상적 뿌리가 되었다.
2.2 논리의 기계화: Prolog의 탄생
1970년대 AI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흐름은 인간의 지식을 규칙으로 모방하는 것을 넘어, 지능의 근간이 되는 ‘논리’ 자체를 컴퓨터 언어로 구현하려는 시도에서 나타났다. 1972년,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대학의 알랭 콜메라우어(Alain Colmerauer)와 필리프 루셀(Philippe Roussel)이 이끄는 연구팀은 자연어(프랑스어) 처리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탄생시켰다.14 ’논리 프로그래밍(PROgrammation en LOGique)’의 약자인 Prolog는 그렇게 세상에 등장했다.15
Prolog의 핵심 철학은 기존의 절차적 언어와 근본적으로 달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How)’ 수행할지를 단계별로 명시하는 대신, 문제에 대한 사실과 규칙, 즉 ’무엇(What)’이 참인지를 선언하는 ’선언적 언어(declarative language)’를 지향했다.33 이는 로버트 코왈스키(Robert Kowalski)가 제시한 혼 절(Horn clause)의 절차적 해석에 이론적 기반을 두었다.35 Prolog 프로그램은 세 가지 기본 요소로 구성된다.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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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Facts): 객체와 그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무조건적인 참인 명제. 예를 들어,
parent(john, mary).는 ’john은 mary의 부모이다’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
규칙 (Rules): 사실들 사이의 조건부 관계를 정의한다. 머리(head)와 몸통(body)으로 구성되며,
:-기호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grandfather(X, Z) :- father(X, Y), parent(Y, Z).는 ’만약 X가 Y의 아버지이고 Y가 Z의 부모라면, X는 Z의 할아버지이다’라는 규칙을 의미한다. -
질의 (Queries): 사용자가 시스템에 묻는 질문으로,
?-로 시작한다. 예를 들어,?- grandfather(john, bob).는 ’john이 bob의 할아버지인가?’를 묻는 질의이다.
Prolog는 이러한 질의에 답하기 위해 두 가지 강력한 내장 메커니즘을 사용한다.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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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화 (Unification): 질의와 지식 베이스의 사실 또는 규칙의 머리 부분을 패턴 매칭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변수(대문자로 시작)는 질의를 만족시키는 특정 값에 바인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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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추적 (Backtracking): 하나의 규칙 적용이 실패로 끝나면, 시스템은 자동으로 이전 선택 지점으로 돌아가 다른 가능한 규칙이나 사실을 탐색한다. 이 메커니즘 덕분에 프로그래머가 복잡한 제어 구조를 만들지 않아도 모든 가능한 해를 탐색할 수 있다.
Prolog는 미국 중심의 LISP 커뮤니티와는 다른 독자적인 흐름을 형성하며 유럽 AI 연구의 상징이 되었다.14 그 간결하고 강력한 논리 표현 능력은 자연어 처리, 전문가 시스템, 기호 논리 증명, 데이터베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었으며, 특히 1980년대 일본이 야심 차게 추진한 ’제5세대 컴퓨터 프로젝트’의 핵심 언어로 채택되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33
Prolog의 등장은 AI 개발의 본질을 ’알고리즘 설계’에서 ’세계 모델링(World Modeling)’으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다. 기존 프로그래밍이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적 절차를 명시적으로 코딩하는 데 집중했다면, Prolog는 프로그래머에게 문제 영역을 구성하는 사실과 규칙을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일단 세계 모델이 정의되면, 문제 해결은 Prolog의 내장 추론 엔진이 자동으로 수행했다. 이로써 AI 개발의 초점은 ’계산 과정’에서 ’지식 표현’으로 이동했다. 좋은 Prolog 프로그램이란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가진 프로그램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포착하는 논리적 모델을 가진 프로그램이었다. 이는 AI가 복잡한 현실 세계를 다루기 위해서는 정교한 알고리즘뿐만 아니라, 잘 구조화된 ’세계에 대한 모델’이 필수적이라는 중요한 공학적 교훈을 남겼다.
3. 물리적 세계와의 조우, 로봇공학의 도약
3.1 인간을 향한 첫걸음: 인간형 로봇 WABOT-1
1970년대 AI 연구가 지식과 추론이라는 추상적 세계에 집중하는 동안, 로봇공학 분야에서는 기계를 물리적 세계로 이끌어내려는 담대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정점에는 1973년 일본 와세다 대학의 가토 이치로(Ichiro Kato) 교수 연구팀이 공개한 세계 최초의 실물 크기 인간형 로봇, WABOT-1이 있었다.10 1970년부터 시작된 WABOT 프로젝트는 당시 분리되어 있던 기계공학과 정보공학을 융합하여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려는 목표를 가졌다.36
WABOT-1은 단순히 움직이는 기계를 넘어, 인간의 감각과 운동 능력을 모방한 여러 하위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형태였다.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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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제어 시스템 (Limb-control system): 인공 팔(WAM-4)과 다리(WL-5)를 갖추고 있었다. 두 다리로는 보행이 가능했으며, 촉각 센서가 부착된 손으로는 물체를 인식하고 잡아서 옮기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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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시스템 (Vision system): 한 쌍의 카메라를 인공 눈으로 사용하여 물체까지의 거리와 방향을 3차원으로 측정하는 능력을 갖추었다.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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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시스템 (Conversation system): 마이크와 스피커를 인공 귀와 입으로 활용하여 일본어로 사람과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37
WABOT-1의 지능 수준은 1.5세 유아 정도로 평가되었지만 37, 그 역사적 의의는 지능의 높낮이에 있지 않았다. WABOT-1은 인간과 같은 환경에서 공존하고 협력하기 위해 필요한 시각, 청각, 촉각, 운동 능력을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구현하려는 최초의 시도였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이었다. 이는 후대의 모든 인간형 로봇 연구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사건이었다.12
WABOT-1의 등장은 ’지능’의 개념을 순수한 기호 처리에서 벗어나, 물리적 신체를 통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체화된 지능(Embodied Intelligence)’으로 확장하는 첫걸음이었다. 당시 주류 AI 연구가 MYCIN이나 Prolog처럼 추상적인 문제 해결, 즉 ’두뇌’의 기능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WABOT-1 프로젝트는 걷고, 보고, 듣고, 잡는 행위, 즉 ’몸’을 가진 존재로서의 기능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지능’이란 외부 세계를 인식(Perception)하고, 그에 따라 행동(Action)하며, 그 결과로부터 배우는 순환 과정 속에서 발현된다는, 후일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이론의 실질적인 선구자였다. 물체를 잡기 위해 시각, 사지 제어, 촉각 시스템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해야 하는 것처럼, WABOT-1은 지능이 뇌 안의 논리 연산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따라서 WABOT-1은 AI 연구사에서 ’순수 이성’을 추구하는 흐름과 별개로 ’신체성을 가진 지능’이라는 새로운 연구 방향을 개척한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3.2 산업 자동화의 주역: 스탠퍼드 팔과 PUMA
인간을 닮으려는 시도가 학술적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동안, 산업 현장에서는 보다 실용적인 요구가 로봇공학의 발전을 이끌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1969년 스탠퍼드 대학의 빅터 샤인만(Victor Scheinman)이 설계한 **스탠퍼드 팔(Stanford Arm)**이 있었다.13 이는 컴퓨터로 정밀하게 제어되는 최초의 전동식 로봇 팔로, 이후 로봇 기구학(Kinematics) 연구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았다.41
스탠퍼드 팔은 6자유도(6-DOF)를 가진 직렬 매니퓰레이터로, 허리와 어깨의 회전 관절, 팔꿈치의 직선 관절, 그리고 3자유도를 가진 구형 손목 관절로 구성되었다.40 이 로봇 팔의 운동을 수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Denavit-Hartenberg (D-H) 파라미터라는 표준화된 방법론이 사용되었다. D-H 파라미터는 각 관절을 연결하는 링크의 기하학적 관계를 4개의 변수(\theta, d, a, \alpha)로 기술하며, 이를 통해 한 좌표계에서 다음 좌표계로의 변환 행렬 T를 계산할 수 있다.42 이 행렬들을 순차적으로 곱하면, 관절의 각도를 알 때 로봇 팔 끝점의 위치와 방향을 계산하는 순기구학(Forward Kinematics)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변환 행렬의 일반적인 형태는 다음과 같다.
T_{i-1}^{i} = \begin{bmatrix}
\cos(\theta_{i}) & -\sin(\theta_{i})\cos(\alpha_{i}) & \sin(\theta_{i})\sin(\alpha_{i}) & a_{i}\cos(\theta_{i}) \\
\sin(\theta_{i}) & \cos(\theta_{i})\cos(\alpha_{i}) & -\cos(\theta_{i})\sin(\alpha_{i}) & a_{i}\sin(\theta_{i}) \\
0 & \sin(\alpha_{i}) & \cos(\alpha_{i}) & d_{i} \\
0 & 0 & 0 & 1
\end{bmatrix}
표 2: 스탠퍼드 팔의 D-H 파라미터
| 관절 (Joint) | \theta (Joint Angle) | d (Link Offset) | a (Link Length) | \alpha (Link Twist) |
|---|---|---|---|---|
| 1 | \theta_{1} | d_{1} | 0 | -90° |
| 2 | \theta_{2} | d_{2} | 0 | 90° |
| 3 | 0° | d_{3} | 0 | 0° |
| 4 | \theta_{4} | d_{4} | 0 | -90° |
| 5 | \theta_{5} | 0 | 0 | 90° |
| 6 | \theta_{6} | d_{6} | 0 | 0° |
스탠퍼드 팔의 학술적 성과는 1978년, 샤인만이 로봇 제조사 유니메이션(Unimation)에서 제너럴 모터스(GM)의 요구에 맞춰 상용화한 PUMA(Programmable Universal Machine for Assembly) 로봇으로 이어지며 산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20 PUMA는 이전 세대의 크고 무거운 유압식 로봇과 달리, 작고 정밀한 전동식 모터를 사용하여 섬세한 조립 작업에 특화되었다.20 대표 모델인 PUMA 560은 6축, 가반하중 2.5kg, 도달거리 864mm, 반복정밀도 0.1mm의 뛰어난 사양을 갖추고 있었다.44 PUMA는 자동차 부품 조립 라인을 시작으로 전 세계 공장 자동화의 표준을 정립하며 산업용 로봇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20
스탠퍼드 팔에서 PUMA로의 발전은 ’학술적 탐구’가 어떻게 ’산업 표준’으로 진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이 과정의 핵심은 ’보편성’을 일부 희생하고 ’특화’를 선택한 전략적 결정에 있었다. 스탠퍼드 팔이 기구학적 보편성과 컴퓨터 제어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한 연구 플랫폼이었다면, PUMA는 자동차 부품 ’조립’이라는 명확한 산업적 요구에 최적화된 제품이었다. 그 이름(‘조립을 위한 프로그래밍 가능한 범용 기계’)이 말해주듯, 이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범용 로봇이 아니라, ‘조립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특화된 로봇이었다. 이 ‘특화’ 전략은 PUMA를 상업적으로 대성공하게 만들었고, 1970년대 기술 성숙도와 시장의 요구가 ’범용성’보다는 ’효율적인 특화’를 선호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는 AI 분야에서 범용 지능 대신 전문가 시스템이 먼저 성공한 것과 동일한 패턴이다.
3.3 스스로 길을 찾는 기계: 스탠퍼드 카트의 자율 주행
1970년대 로봇공학의 또 다른 이정표는 통제된 공장 환경을 벗어나 예측 불가능한 현실 세계에서 스스로 길을 찾는 자율 이동 로봇의 등장이었다. 그 주인공은 **스탠퍼드 카트(Stanford Cart)**였다. 본래 1960년대 초 달 탐사 로버의 원격 조종 연구를 위해 제작되었던 이 카트는, 1970년대에 들어 한스 모라벡(Hans Moravec)의 박사 과정 연구를 통해 완전 자율 주행 플랫폼으로 재탄생했다.6
초기 연구는 순탄치 않았다. 특히 실외 환경의 강한 햇빛과 짙은 그림자는 초기의 단순한 비전 알고리즘을 무력화시켰다.49 수년간의 실패와 개선 끝에, 모라벡은 1979년 실내 환경에서 장애물을 성공적으로 회피하며 주행하는 혁신적인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이 시스템은 오늘날 자율 로봇의 기본 원리인 ‘인식-계획-행동(Perception-Plan-Act)’ 루프의 원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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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정보 획득 (Stereo Vision): 모라벡은 단일 TV 카메라를 기계식 슬라이더에 장착하여 수평으로 50cm가량 이동시키며 9장의 이미지를 촬영했다. 컴퓨터는 이 이미지들 간의 미세한 차이를 분석하여, 마치 인간의 두 눈처럼 주변 환경에 대한 3차원 깊이 정보를 추출했다.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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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점 추출 (Interest Operator): 이미지 전체를 처리하는 것은 당시 컴퓨터 성능으로는 불가능했다. 모라벡은 이미지에서 코너나 모서리처럼 여러 이미지에서 일관되게 식별할 수 있는 ‘흥미로운’ 지점, 즉 특징점(feature)을 찾아내는 ’관심 연산자(Interest Operator)’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계산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항법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효율적으로 추출할 수 있었다.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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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 계획 (Path Planning): 추출된 3차원 특징점들을 바탕으로 3D 장애물 지도를 생성하고, 이 지도를 기반으로 장애물을 안전하게 피해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경로를 계획했다. 카트는 계획된 경로를 따라 약 1미터를 전진한 후 멈춰 서서, 다시 주변을 관찰하고 지도를 갱신하며 경로를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했다.49
마침내 1979년, 스탠퍼드 카트는 인간의 조종 없이 의자들로 가득 찬 방을 성공적으로 주파했다.6 이 역사적인 주행은 약 20미터를 이동하는 데 5시간이 걸렸으며, 1미터를 움직일 때마다 10분에서 15분간 멈춰서 계산해야 할 정도로 느렸다.49 이 극심한 느림은 당시 컴퓨터의 제한된 연산 능력을 명백히 보여주었지만, 로봇이 스스로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여 미지의 공간을 탐색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로봇공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로 기록된다.
스탠퍼드 카트의 성공은 AI의 발전이 순수한 알고리즘 혁신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의 불확실성과 노이즈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AI의 전장을 ’닫힌 세계(Closed World)’의 논리 문제에서 ’열린 세계(Open World)’의 물리 문제로 확장시킨 사건이었다. MYCIN이나 Prolog가 잘 정의된 규칙과 사실이라는 ‘닫힌 세계’ 안에서 작동하는 반면, 스탠퍼드 카트는 조명 변화, 카메라 노이즈, 예측 불가능한 장애물 등 ’열린 세계’의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야 했다. 모라벡의 알고리즘, 특히 ’1미터 이동 후 정지 및 재관찰’이라는 신중한 접근 방식은 로봇이 자신의 행동 결과와 외부 세계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피드백 받으며 내부 모델을 수정해야 한다는 ’닫힌 루프 제어(Closed-loop control)’의 핵심 사상을 구현한 것이다. 이는 오늘날 자율주행차와 로봇공학이 여전히 씨름하고 있는 핵심 문제에 대한 최초의 성공적인 해답 중 하나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3.4 미지의 세계를 탐사하다: 바이킹 계획의 로봇 팔
1970년대 로봇공학의 활동 무대는 지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1976년 7월 20일, 인류의 탐사선이 최초로 화성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NASA의 **바이킹 1호(Viking 1)**는 인류의 우주 탐사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고, 그 중심에는 로봇 팔이 있었다.19
바이킹 1호와 뒤이어 착륙한 2호에는 각각 3미터 길이의 로봇 팔이 장착되어 있었다. 이 로봇 팔의 주된 임무는 지구의 관제 센터에서 전송된 명령에 따라 화성 표면의 토양과 암석 샘플을 채취하여 착륙선 내부에 탑재된 생명체 탐지 및 성분 분석 실험 장치로 옮기는 것이었다.51 이는 인류가 외계 행성의 표면과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하고, 그 물질을 직접 분석한 최초의 사례였다.
바이킹 계획의 로봇 팔은 공장과 같은 통제된 환경을 넘어, 수억 킬로미터 떨어진 극한의 환경에서 원격 조작(teleoperation) 로봇 기술의 신뢰성과 가능성을 입증했다. 통신 지연과 예측 불가능한 환경 속에서 정밀한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바이킹 계획은 인간이 직접 갈 수 없는 위험하고 미지의 영역을 탐사하는 데 로봇이 필수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51
4. 결론: ’겨울’이 남긴 유산과 미래를 향한 교두보
1970년대는 AI와 로봇공학의 역사에서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표면적으로는 라이트힐 보고서가 촉발한 자금 삭감과 광범위한 비관론으로 인해 ’AI 겨울’이라 불리는 침체기였지만 3, 그 이면에서는 1980년대의 부흥과 현대 기술의 근간을 이룬 핵심적인 발전이 조용히 싹트고 있던 ’씨앗의 시대’였다.
이 10년간 가장 중요한 변화는 연구 패러다임의 전환과 분화였다. 1960년대의 거대담론적 ‘일반 인공지능’ 추구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고, 연구의 무게 중심은 보다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문제 해결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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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분야에서는 지식 표현과 추론에 집중하며 **전문가 시스템(MYCIN)**과 **논리 프로그래밍(Prolog)**이라는 강력한 방법론을 탄생시켰다. 이는 AI를 증명 불가능한 ’과학’의 영역에서 측정 가능하고 응용 가능한 ’공학’의 영역으로 전환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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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공학 분야에서는 물리적 세계와의 상호작용에 집중하며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다. PUMA는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생산성을 창출하며 로봇 자동화 시대를 열었고, 스탠퍼드 카트는 시각 기반 자율 시스템의 가능성을 최초로 증명했다. 한편 WABOT-1은 인간과의 공존이라는 미래 지향적 비전을 제시하며 후속 연구의 길을 닦았다.
결론적으로, 1970년대에 정립된 지식 기반 시스템, 선언적 프로그래밍, 체화된 지능, 인식-계획-행동 루프와 같은 핵심 개념들은 이후 수십 년간 AI와 로봇공학 연구의 근간을 이루었다. 1970년대의 ’겨울’은 비현실적인 기대를 걷어내고 AI라는 나무가 더 튼튼한 뿌리를 내리게 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연단(鍊鍛)의 과정이었다. 이 시기의 깊은 성찰과 견고한 기초 연구가 없었다면, 1980년대 전문가 시스템의 붐과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는 AI 혁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5.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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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cklesworthstone/the_lighthill_debate_on_ai: A Full Transcript of the Lighthill Debate on AI from 1973, with Introductory Remarks - GitHub, https://github.com/Dicklesworthstone/the_lighthill_debate_on_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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